기성 언론도 못할 일 대학 언론이 해내다 송지혜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발로 뛰는 취재가 쉽지 않았다. 학보사·방송국 건물은 종종 폐쇄되었고 기자·PD가 한곳에 모이는 일은 불가능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눈과 귀가 되는 대학 언론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올해 열두 번째를 맞은 ‘2020 〈시사IN〉 대학기자상’ 출품작 중에는 코로나19 시대를 돌아보는 보도가 많았다. ‘동물권’ ‘제로웨이스트’ 그리고 ‘온라인 수업 논란’ 등 2020년을 뒤흔든 감염병 사태의 영향을 대학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5개 부문(취재보도, 사진·그래픽, 방송·영상, 뉴커런츠, 특별상)에 총 224편이 ‘폴리페서’가 키운 처세의 상아탑 이대진(필명∙대학교 교직원) 우리 학교 P 교수는 한 정치인의 측근이자 싱크탱크의 핵심이다. 그 주변의 다른 정치인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한다. 평소에는 주요 현안이나 정치 행보에 대해 조언하고, 때가 되면 ‘브레인’으로 선거캠프에 뛰어들기도 한다. 그가 훗날 정치에 뛰어들 생각도 없고 그의 활동을 개인의 순수한 정치참여나 전문성을 살린 사회기여로 본다 하더라도 그를 학교 대표 ‘폴리페서’로 칭하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한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그를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대학 구성원들이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그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코로나로 멈춘 대학의 풍경 이대진(필명∙대학교 교직원) 베스트셀러 책 제목처럼, 멈추니 보이기 시작했다. 지식의 최전선인 대학이 감염병 확산 저지의 최전선이 되면서 잊었거나 몰랐거나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다.당위론적인 구호로만 존재하는 줄 알았던 대학과 지역사회의 상생은 실제 생존의 문제였다. ‘대학도시’라는 말이 있듯이, 대학은 자신을 품고 있는 지역사회에 사회적·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학위수여식과 입학식이 취소되자 인근 꽃가게는 물론 현수막 업체나 인쇄·디자인 업체 같은 지역 소상공인들이 울상이다. 현재로선 학생 축제 같은 봄철 각종 행사의 개최 여부 대학 표창장이 부끄러움에 스치운다 이대진(필명∙대학교 교직원) 여느 기관장이 그렇듯 대학 총장에게도 학내 각종 현안에 대한 보고 서류와 크고 작은 정보가 온종일 쉴 새 없이 전달된다. 그중에서도 부서장이 “그 건은 총장님 결재까지 올리세요”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결재 클릭을 통해 총장이 한번 더 인지하게끔 해야 하는, 책임성이 큰 중요 사안이라는 뜻이다.“표창장을 준 일도, 결재한 적도 없다”라는 한 대학 총장의 말은 그래서 틀림없이 사실일 것이다. 외부의 유명 인사에게 주기로 한 상이거나 그 상을 처음 만들기로 결정하는 내부 결재가 아니라면, 총장 명의의 상장이나 표창장을 준비하는 업무에 총 복지부동 대학 행정에 화가 나십니까 이대진(필명∙대학교 교직원) 교수나 학생이 주민이라면 단과대 행정실이나 대학본부는 동사무소 또는 구청에 해당한다. 대학에서도 교육·연구에 필요한 물적 기반과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면 주민들의 각종 민원에 직면한다. 비합리적인 제도에 대한 지적부터 캠퍼스 쓰레기 처리나 식당에 대한 불만, 불친절한 직원에 대한 성토 등 갖가지 요구가 연중 접수된다. ‘느림’은 행정의 본능이다. 평소 복지부동, 무사안일 대학 행정이 답답했던 구성원이라면 다음 지침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검토’ ‘논의’ ‘협의’ 같은 말에 속지 마라. 이 단어들은 행정부서가 생산하는 서류에 가장 시사IN 제623호 - 우리는 왜 그와 함께 싸우나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REVIEW IN•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기자들의 시선• 포토IN/단군 이래 최대 사업 '흔들'COVER STORY IN1924년생 이춘식이 드러낸 세계강제노동 피해자 이춘식의 끈질긴 법정투쟁은 보편주의의 언어로 한·일 관계를 인식하는 사람들의 출현을 알렸다. 게다가 이 투쟁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어떤 맨얼굴을 하고 있는지 드러냈다. ISSUE IN• 한쪽 눈 가린 홍콩인들, 한국 거리에 서다• "검찰 조서에 외압 내용 기록돼 있다"• '리얼돌'이란 딜레마가 우리에게 던 ‘부모’ 교수와 ‘자녀’ 학생 이대진(필명∙대학교 교직원) 아버지가 구속됐다. 쌍둥이인 딸들을 위해 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다. 셋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녔다. 아버지는 교사로, 두 딸은 학생으로. 교무실 금고에 시험지가 보관돼 있는 중간·기말 고사 며칠 전, 아버지가 평소 하지 않던 야근을 하며 교무실에 머물렀다고 한다.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다.이보다 관심은 못 받았지만,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부모-자녀 관계인 같은 대학 교수와 학생의 사례들이 공개됐다. 아버지가 가르치는 수업 8과목을 수강하면서 모두 A+를 받은 아들, 아버지 밑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아버지의 책임·감독하 기숙사에 사는 당신, 주거 인권은 안녕한가요 변진경 기자 대학생 ㄱ씨의 기숙사 통금 시간은 새벽 1~5시다. 그 시간에 기숙사 출입 카드를 찍으면 벌점이 생기고 정해진 벌점 이상 쌓이면 방을 빼야 한다. 그래서 친구들과 술 마시며 놀다가 새벽 1시를 넘긴 날이면 ㄱ씨는 아예 술을 진탕 마셔버린다. 집에 가겠다는 친구들을 붙잡다 하나둘 떠나보내고 혼자 남은 ㄱ씨는 학교 근처 친구의 자취방 문을 두드리거나 하릴없이 거리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기숙사 인근 편의점은 밤새 ㄱ씨처럼 갈 곳 없는 처지의 학생들로 왁자지껄하다. 대학생 ㄴ씨는 기숙사 자동판매기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과자를 뽑아 먹... 대학가 유령 ‘4차 산업혁명’ 이대진(필명∙대학교 교직원) ‘4차 산업혁명’이라는 유령이 국내 대학을 배회하고 있다. 미스터리라고 조롱받던 ‘창조경제’만큼은 아니지만, 이 유령의 실체가 아직 불명확하고 그 파급력이 과장됐다는 비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벌써 여러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저마다 혁신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융합학과 신설, 무(無)학과 제도 확대, 온라인 공개강좌인 무크(MOOC) 콘텐츠 강화, 소프트웨어와 코딩 교육 의무화, 과학기술과 인문학의 융합…. 언론에 등장하는 대학 관계자들의 발언에는 ‘이대로 가면 다 망한다’는 절박함 학생은 교직원 탓, 교직원은 학생 탓 이대진(필명∙대학교 교직원) 몇 년 전, 한 학생이 총장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요지는 이랬다. ‘교내 전산망에 입력한 정보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누락됐다. 이 때문에 관련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담당 직원이 책임을 회피하고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 해당 부서는 부랴부랴 그동안 주고받은 이메일과 통화 내용을 정리하고 경위서를 작성하느라 진땀을 뺐다. “학생의 실수”라는 실무 부서의 주장과 “분명히 입력을 완료했다”라는 학생 주장이 엇갈렸다. 현실적으로 진상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 총장까지 끌어들인 갈등은 감정만 소모한 채 흐지 오늘 수업은 천막에서 합니다 뮌헨·남정호 편집위원 풍경 하나. 독일 중·북부의 대학 도시 파더보른. 초겨울의 스산한 바람이 이는 잔디밭 위에 대형 천막 4개가 설치되어 있고 그 안으로 젊은 남녀가 들락거린다. 마치 난민수용소처럼 보이는 이 천막들은 겨울학기를 맞은 학생들을 위해 설치된 임시 강의실이다.풍경 둘. 헤센 주의 중세 도시 카셀. 시내에 있는 한 교회에서 교수가 대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일 ‘국정원의 안보 스타’ 이희천은 누구인가 고제규 전혜원 기자 인천광역시 서구 석남동 ×××번지 407호. 목재공장이 즐비한 길목에 ○○아파트형 공장이 있었다. 407호에 올라가보니, ○○시스템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어두컴컴했고 초록색 페인트로 칠해진 또 하나의 문이 나왔다. 자물쇠로 잠겨 있었다. 창고였다. 출판사가 있어야 할 곳이 창고였다. 자재를 나르던 서 아무개씨(38)는 “오래전부터 창고였고, 5층 회사가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5층 ㅂ사 사장은 “먼 친척이 이사를 하는데 공간이 없다고 역사책을 맡겨서 407호 창고에 잠시 보관해주었다”라고 말했다. 407호 우 서울대는 CCTV 공화국 이현정 (서울대 정치학과 3년·〈시사IN〉 대학기자상 대상 수상자) 한화면에 같은 과 친구의 얼굴이 가득 잡힌다. 밝게 웃으며 정문을 열고 들어서는 모습이다. 희미하게 보이는 얼굴이 내가 아는 사람인지 확실하지 않아 확대해서 확인한다. 두꺼운 전공서적을 벤 채 낮잠을 자는 사람은 과 선배다. 마치 〈트루먼 쇼〉를 보는 기분이다. 서울대 사회과학도서관 CCTV(상황관찰기)에 잡힌 영상을 컴퓨터 모니터로 본 광경이다.지난 4월30일 서울대 사회과학도서관에 CCTV 11대가 설치되었다. 이미 수차례 발생한 도난 사건을 막기 위해서다. 이것으로 서울대에 설치된 CCTV는 총 976개로 불어났다. ‘1000 “유시민 대구시장 나가는 게 노무현 정신” 이숙이 기자 김민석 최고위원의 목소리는 꽉 잠겨 있었다. 감기가 한 달째 안 떨어진다고 했다. 도라지 달인 물을 연거푸 마시는 데도 별무소용인 듯했다. 그만큼 중책을 맡은 그의 어깨는 무거워 보였다.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본부장을 맡아 밑그림 그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그를 3월4일 만났다.이번 지방선거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나? 국민의 MB에 대한 평가라고 봐야 한다. 투표 사람 중심 사회, 사람 중심 정책 박상기 (연세대 교수·법학)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연일 촛불시위가 계속된다. 알려져 있다시피 초식동물인 소에게 동물성 사료, 특히 소가 섞인 사료를 먹인 결과 광우병이 나타난 것이라고 한다. 이는 생물 세계의 질서를 어긴 결과이다. 이처럼 초식동물에게 육류 사료를 먹이는 것은 성장을 촉진해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제 촛불시위는 미국 쇠고기 문제뿐만 자원봉사자가 반갑지만 싫다? 박근영 기자 “자원봉사자들에게 방을 내주면 오히려 손해입니다.”만리포 해수욕장에서 여관을 운영하는 김 아무개씨는 자원봉사자들이 썩 반갑지 않다. 그는 기름 제거를 돕겠다고 온 이들에게 숙박료를 다 받을 수 없어 하룻밤 2만원에 방을 내주고 있다. 요즘에는 자원봉사자 수가 줄어 하루에 방이 한두 개 찰까 말까다. 그러나 방 한 칸을 데우더라도 건물 전체에 보일러를 틀어야 하기 때문에 벌이보다 기름값이 더 나간다.군청 측은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고마움으로 주민이 자발적으로 저렴하게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지만 김씨 처지에서는 ‘울며 겨자먹 〈발행인의 편지〉믿음이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김광웅 그러고 보니까 제가 발행인을 해본 것이 처음이 아닙니다. 발행인과 편집인을 해본 적이 있는데, 그것은 학교나 학회의 장으로 일할 때 자연히 했던 온실 속에서의 역할이었습니다. 그러나 거친 황야에서 늘그막에 왜 이런 일을 하기 시작했느냐고 자문해봅니다. 김광웅 신임 발행인에 대한 추억 문정우 편집국장 1991년 가을에 예전 〈시사저널〉의 박순철 편집국장은 신선한 아이디어를 냈다.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성적을 매겨보자는 것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언론의 정치 기사란 정치 파벌의 보스나 중간 보스, 또 그들 간의 갈등이나 이합집산을 중계하는 것이 주류였다. 국회의원 중 누가 어떤 법안을 발의하고, 누가 세비는 꼬박꼬박 받으면서 본회의나 상임위 결석 더보기